이제 대한민국과 세종특별자치시의 미래를 결정할 시간이 왔다. 오늘의 현실을 극복하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이 아니다. 다양한 정당들이 제도적 경쟁을 통해 정권을 교체하는 민주주의를 달성했다. 반도체, 자동차, 선박, IT 등 우리
첨단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위상을 높인지도 한참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2021년 7월, 우리나라를 개발도상국 그룹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 올해 초 미국 언론이 발표한 '2022년 세계 국력 순위'에서는 세계 6위에 올랐다.
코로나 19에 맞서 보여준 과학적 방역 역량과 높은 시민의식은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을 다시 보게 했다. 영화와 음악, 라이프 스타일, 패션 등 한국 문화의
힘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신조류로 퍼져나가고 있다. 진정한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빛나는 성공만큼 위기의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양극화, 저출생·고령화, 남북 군사대치, 기후 위기라는 4대 위협이 우리 사회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세계
최저인 합계 출산율 0.78명, 고령인구의 40%를 넘는 빈곤율을 나타내는 저출생·고령화 현상은 해결의 실마리조차 풀지 못하고 있다. 냉전이 끝난 지 30년이
넘었지만 남북 군사 대치는 해결하지 못했고 북한의 핵 위협은 악화되고 있다. 전 지구적 격변을 일으키고 있는 기후 위기는 이제 미래의 일이 아니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현재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 모든 위협의 원인이자 결과인 양극화 현상이 있다. 인구의 절반 넘게 수도권에 모여 살지만 자기 집을 갖는 것도 쉽지 않고 출산이 아니라 결혼도
어렵다. 반면, 지방은 쇠락을 넘어 소멸 위협에 직면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는 신분제처럼 고착화되고 있다. 지역적, 계층적 양극화가 나머지 위협을
더욱 악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 1970년 3천2백만 명의 인구가 2023년 5천2백만 명으로 늘어났지만 2070년에는 3천7백만 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불과 1백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 OECD로 대표되는 선진 복지국가를 눈앞에 두고 다시금 인류 역사의 뒤안길로 내몰릴 수 없다. 새로운 생각이 필요하다. 적어도 한 세대,
20년 이상을 염두에 두고 사회 전반을 혁신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국가 전체의 진로를 보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오늘 출범하는 연구소 ‘새로운 생각’은 진보적 개혁의 입장에서 그동안의 성과와 한계를 성찰하며 더 나은 길을 찾고자 한다. 우리는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지향한다. 자유롭고 풍요로운 공동체를 이룩해 개개인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다.
이를 위해 행정수도 완성과 국가균형 발전, 저출생·고령화 문제 해결, 지역산업과 혁신경제 육성, 기후위기 극복, 한반도 평화 등 정책을 연구하며 실현방안을 제
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그리고 우리는 세종특별자치시를 아끼고 사랑한다. 세종시는 특별한 도시다. 대한민국의 국토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꿈꾸었던 故 노무현 대통령님과 많은 국민 들의 염원 속에 탄생했다.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전국이 고르게 잘 사는 나라를 위해 발명된 공동체다.
2002년 대선 공약으로부터 21년,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11년이 지났고 많은 변화와 성과가 있었다.정부 중앙부처와 국책연구소 대부분이 자리를 잡았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과 헌법 개정만 이루어지면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행정수도로 그 역할과 위상이 확립될 것이다.
과제도 많다. 세종시는 광역정부 중 합계출산율 1.12명으로 수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충청권 인구의 일시적 유입이라는 문제가 있다. 당초 목적대로 수도권
인구와 청년들이 정주하기 위해 필요한 혁신경제의 기반이 취약하고 고등교육기관도 부족하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버팀목이 될 문화 시설이 부족하고
상권 활성화를 위한 해결책도 마련하지 못했다. 전국 각지와 연결되는 철도와 대중교통망의 구축도 지연되고 있다. 인적, 물적, 사회적 인프라의 구축에
앞으로도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이자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세종시는 우리의 오래된 꿈인 선진 복지국가를 향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돌봄과 교육, 일자리, 주거 등에 있어 사회적, 경제적 격차와 무관하게 희망을 꿈꾸고 도전이 가능한 청년 도시. 도시의 성장만큼 발전된 농촌을 이루어 도농이
조화 를 이루는 통합 도시. 노년의 안정을 위한 평생 교육체제를 갖춘 교육도시.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바탕으로 각자의 생각과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열린 문화가 꽃 피우는 문화 도시가 세종시의 미래다. 우리는 한국 사회의 대안모델로서 세종시의 앞날을 구상하고 연구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고난과 좌절의 현대사를 딛고 유례 없는 성장을 이룩한 힘은 자유와 평등, 정의에 대한 갈망이었다. 나와 가족이 열심히 배우고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비록 앞만 보고 달렸지만 오늘의 번영을 이루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고 적자생존, 각자도생의 풍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의 또 다른 힘인 연대의 정신이 필요하다.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불평등을 해결하고 이웃과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힘이 연대다. 연대는 선진 복지국가의 문을 여는 마지막 열쇠다.
우리는 작은 힘이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도전이다. 연구하고 행동하는 연구소 ‘새로운 생각’은 자유롭고 풍요로운 공동체, 대한민국과 세종특별자치시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2023년 4월 4일(화)
사단법인 새로운 생각 연구소 창립 발기인 일동